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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CEA · CABIN CREW

승무원 주사피부염,
승무원의 홍조 원인

주사피부염으로 진료 보시러 오시는 분들 중에 승무원 분들이 유독 많습니다.
왜일까요? 기내 환경을 보면 주사피부염이 어떤 조건에서 생길 수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 · 류소민 원장
“비행 끝나고 집에 와서 화장을 지우면 얼굴이 새빨갛고 오돌도돌합니다.”
“이제는 맨얼굴로 다닐 수가 없을 정도에요.”
“기내에서는 얼굴이 뜨겁고 가려워도 화장을 지울 수가 없어서 그냥 버티고 있습니다.”
기내 천장 송풍구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는 객실 단면과 볼에 붉은 기가 도는 승무원을 표현한 개념도


진료실에서 승무원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들입니다. 주사피부염이 의심되는 초진 환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승무원이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인가 싶었지만, 비행기라는 근무 환경을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승무원은 서비스직이다 보니 피부 컨디션에 따라 그 날의 기분, 에너지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자를 더욱 바짝 끌어당겨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치료해 드리게 됩니다.

오늘은 승무원 분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주사피부염이 어떻게 시작되고 왜 어떤 분에게 일찍 찾아오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비행 근무를 하지 않으시는 주사피부염 환자분들께도 많은 부분 공감되실 내용입니다.

WHY CREW

승무원 중에 주사피부염 환자가 많은 이유

 주사피부염은 얼굴의 특히 중앙부에서 시작,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지속성 홍반과 구진, 예민함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입니다. 주사피부염은 이 질환에 유전적 소인을 가진 분에게 성인기 들어 여러 가지 유발 요인이 얹어지면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홍당무처럼 얼굴이 쉽게 붉어졌던 분들은 조금 더 살펴 주셔야 합니다. 발표할 때 같이 긴장되는 상황이나 더운 곳에 들어갔을 때 남들보다 얼굴이 먼저 달아오르고 오래 지속된다면, 주사피부염이 생길 확률이 그만큼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홍조가 계속 이어질 만한 환경까지 더해지면, 일부에서는 붉은 기가 가라앉지 않고 지속적인 열감과 좁쌀 같은 구진까지 따라오면서 주사피부염으로 넘어갑니다.

주사피부염 자체가 궁금하시다면

증상과 진단 기준, 항생제의 한계와 치료 방향은 주사피부염, 원인과 치료 방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오늘 글은 그다음 이야기, 어떤 환경이 이 병을 앞당기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행기 안은 생각보다 덥고 건조합니다

비행기 하면 서늘한 느낌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습니다. 고도가 높은 곳을 비행할 때 기체 밖은 아주 춥지만, 객실은 난방을 해 주기 때문에 대개 조금 덥고 건조한 환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습도가 낮은 공기가 천장 송풍구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태가 이어집니다.

기내 천장 송풍구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는 객실 단면과 볼에 붉은 기가 도는 승무원을 표현한 개념도
난방으로 데워진 건조한 공기가 계속 순환하는 객실 환경을 표현한 개념도입니다.

이런 환경은 피부 장벽에 문제가 있어 허술한 주사피부염 피부를 아주 건조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온도가 높으니 홍조도 쉽게 나타납니다. 하나만 있어도 피부에는 부담인데, 기내에서는 두 가지가 함께 옵니다.

기내 조건피부에서 일어나는 일
낮은 습도피부 장벽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각질층이 헐거워지고, 외부 자극이 피부 속으로 더 쉽게 전달됩니다
난방으로 높아진 온도피부 속 혈관이 넓어져 얼굴이 달아오르고, 붉은 기가 근무 중에 계속 이어집니다
긴 근무 시간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열 시간 이상 같은 조건이 이어져 넓어진 혈관이 돌아올 틈이 없습니다
지울 수 없는 화장메이크업이 종일 피부에 머무르고, 착륙 후 강한 클렌징으로 장벽이 한 번 더 깎입니다

승객이라면 아주 가끔 비행기를 타지만, 승무원 분들은 이런 조건 안에서 거의 매일 근무를 하십니다. 장거리 노선이라면 얼굴은 열 시간 넘게 덥고 건조한 공기를 그대로 맞고 있고, 화장을 지우지 못한 상태로 그 시간을 보내니 피부가 더욱 힘들어집니다. 게다가 국외 노선인 경우 시차도 바뀌고 내 집이 아니니 숙소에서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음 비행이 또 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주사피부염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진 분들은 병이 일찍 찾아오게 됩니다.


장벽이 무너지면 혈관 확장과 염증이 따라옵니다

주사피부염이 심해지는 순서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피부 장벽이 손상됩니다. 장벽이 성하지 않으면 외부 자극이 피부 속까지 그대로 전달되고, 그러면 진피의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넓어집니다. 넓어진 혈관에서는 염증 세포가 새어 나와 혈관 주위에 염증을 일으키고, 그 염증이 다시 장벽을 깎습니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붉은 기가 가시지 않게 됩니다.

건강한 피부, 장벽이 갈라져 수분이 빠져나가는 피부, 혈관이 확장되고 주변에 염증 세포가 모인 피부를 나란히 비교한 단면 개념도
왼쪽부터 장벽이 촘촘한 피부, 장벽이 갈라져 수분이 빠져나가고 혈관이 넓어진 피부, 혈관이 크게 확장되고 주위에 염증이 생긴 피부입니다. 개념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고온건조한 환경이 하는 역할은 이 악순환의 첫 단추를 계속 눌러 주는 것입니다. 건조는 장벽을 약하게 만들고, 열은 혈관을 넓힙니다. 비행기 내부처럼 두 자극이 오래 이어지는 환경이 계속되면 당연히 주사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겠죠. 반대로 생각하면, 근무나 생활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은 질환의 호전에 도움이 됩니다.


홍조를 부추기는 환경

홍조가 자주 나타나는 분들이나 주사피부염을 이미 진단받은 분들이라면 하루를 어디서 어떻게 보내시는지 한 번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비행기만큼 극단적이지 않아도 같은 역할을 하는 환경이 생활 곳곳에 있습니다.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에어컨, 사우나, 겨울철 실내외 온도차, 요리 열기, 매운 음식과 술을 아이콘으로 나란히 표현한 홍조 유발 환경 그림
진료실에서 자주 확인하는 홍조 유발 환경입니다.
  • 에어컨이나 히터가 강하게 작동하는 사무실이나 집 —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급격히 바꿔 놓습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홍조와 주사피부염이 함께 나빠집니다. 바람이 얼굴로 바로 오는 위치라면 더 그렇습니다.
  • 사우나 또는 냉온탕 반복 사용 — 온도차가 급격하게 생기는 것도 혈관 확장을 촉진해 홍조를 유발하고 주사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겨울철 실외 활동 후 바로 실내로 들어올 때 — 겨울에는 실외와 실내의 온도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겨울철 야외에서 근무하시거나 야외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얼굴이 쉽게 붉어질 수 있습니다.
  • 자주, 오래 요리하는 것 — 주방에서 요리할 때 나오는 열기와 증기는 얼굴 온도를 직접 올려 홍조를 일으키고 주사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요리사나 파티셰 분들 중에서도 주사피부염이 많습니다.
  • 맵고 뜨거운 음식, 술 — 매운 음식이나 알코올은 체내 혈관을 확장시켜 안면홍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칭 매운 것 마니아이시거나 술자리가 잦은 분들은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된 상태가 오래 이어져 혈관벽의 탄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면홍조에서 시작된 주사피부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있습니다.

근무 중에도 지킬 수 있는 것들

직업을 바꾸시라는 말씀은 드릴 수 없습니다. 대신 같은 환경에서도 피부가 받는 몫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찾아 드립니다. 승무원 분들과는 보통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 보습은 미스트보다 크림으로 — 건조한 객실에서 미스트를 뿌리면 수분이 날아갈 때 피부의 물기까지 함께 가져갑니다. 또 뿌리는 압력으로 화장이 지워지기도 합니다. 되도록 뿌리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신 메이크업 전 단계에서 보습 크림을 충분히 바른 후 옅게 피부 화장을 하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 젠틀한 클렌징이 중요하니 베이스 메이크업만은 가볍게 — 두꺼운 피부 화장을 지우기 위해 이중, 삼중 세안을 하는 것이 주사 피부염에 치명적입니다. 오히려 국소로 지울 수 있는 색조 메이크업은 하시더라도, 베이스 메이크업에 공을 들여 여러 단계 바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송풍구 바람을 얼굴로 받지 않게 — 바람 방향만 살짝 바꿔도 하루치 자극이 줄어듭니다.
  • 미지근한 물 세안 — 뜨거운 물 샤워와 사우나는 홍조가 올라온 날에는 하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샤워기 직수압도 맞지 마시고 손에 물을 받아 세수해 보시면 증상에 도움이 됩니다.
  • 자외선 차단제는 매일, 그러나 뭘 써도 따갑다면 과감히 생략 — 자외선은 주사피부염에서 가장 흔한 유발 요인입니다. 자극이 적은 무기자차를 권해 드리는데, 드물게 자외선 차단 제품 어떤 것에도 자극 반응을 느끼는 주사 피부염 환자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 모자나 양산 같은 물리적인 자외선 차단을 꼭 챙기시고, 꼭 필요한 날 외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게 권고드리기도 합니다.

생활 관리로 더 나빠지지 않게 지키는 것과, 이미 넓어진 혈관과 남아 있는 염증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각각입니다. 환경을 아무리 조심하셔도 붉은 기가 오래 지속된다면 피부과적 치료를 함께 계획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붉은 기가 지속된다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저는 주사피부염과 홍조를 두 방향으로 나눠서 봅니다. 하나는 손상된 피부 장벽과 반복되는 염증을 안정시키는 것, 다른 하나는 이미 넓어진 혈관을 최대한 정상화시키는 것입니다. 

염증 개선, 장벽 안정시키기

PRP

본인 혈액에서 얻은 혈소판 풍부 혈장을 큐어젯으로 침투시켜, 손상된 장벽을 재건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건강한 혈관이 만들어지도록 돕습니다. 환자분의 혈액을 쓰기 때문에 알러지 위험이 없습니다.

혈관 재건

실펌 X

미세한 바늘로 진피에 고주파를 전달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을 정상화시켜 줍니다. 색소와 피붓결까지 함께 정돈되기 때문에 홍조와 색소가 섞여 있는 피부에 폭넓게 사용합니다.

어떤 치료를 어떤 강도로 조합할지는 홍조의 유형과 피부 두께에 따라 달라집니다. 치료 방법을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얼굴 홍조, 효과적인 치료 방법 칼럼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부분

주사피부염은 한 번 치료하고 끝나는 병이 아니라 오래 관리하는 병입니다. 근무 환경이 그대로라면 좋아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생제만 반복해서 드시는 것보다, 피부장벽과 염증  혈관 등 모든 것을 서서히 정상화시키면서 유발 요인을 줄여 가는 쪽을 권해 드립니다. 치료 반응은 피부 상태와 유발 요인, 병변의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주사피부염은 정확한 진단과 피부 특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긴 호흡의 계획을 가지고 차근차근 피부 건강을 만들어 가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승무원처럼 환경을 바꾸기 어려운 일을 하고 계신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를 주치의로 두고 한 명의 의사에게 꾸준히 진료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얼굴 붉은 기 때문에 오래 마음이 쓰이셨다면, 그동안 관리를 잘못하신 게 아닙니다. 환경이 그랬을 뿐입니다. 어디부터 손대면 좋을지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별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주사피부염의 경과와 치료 반응은 피부 상태, 유발 요인, 병변의 유형과 정도, 치료 방법과 횟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Somin Ryu

Somin Ryu

Board-certified Dermatologist

Dr. Somin Ryu is a board-certified dermatologist and the director of Bluebird Dermatology in Bundang, Seongnam. She graduated from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and completed her dermatology training at Ewha Womans University Mokdong Hospital. Before opening Bluebird Dermatology, she practiced as a director at clinics in Yeoksam, Gwacheon, Bundang and Yongin. She treats both medical skin conditions and aesthetic concerns, with an emphasis on accurate diagnosis, low-pain procedures and long-term care for sensitive skin.

Credentials

  • Board-certified Dermatologist, Republic of Korea
  • Dermatology Residency, Ewha Womans University Mokdong Hospital

Education

  •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 Ewha Womans University Mokdong Hospital (Dermatology)

Affiliations

  •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 Korean Academy of Dermatology

Areas of Focus

  • Rosacea
  • Acne and acne scarring
  • Sensitive and atopic skin
  • Pigmentation disorders
  • Lifting and anti-aging
  • Skin boosters and PRP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