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살 실종, 도대체 왜?
볼패임의 원인과 피부과 치료 방법
안녕하세요?
선선한 가을 바람에 기분좋게 잠드는 요즘입니다. 가을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마음에 가득 차오르는 매일매일입니다.
그렇지만 덥고 습한 여름을 지나 가을에 갑자기 진입하면서, 습도가 확 낮아지다 보니 피부염 환자가 좀 많아졌습니다. 얼굴이 당긴다, 푸석푸석하다, 뻣뻣하다, 화장이 안 먹는다, 피부가 예민하다, 이런 고민으로 피부과가 북적입니다. 약과 보습제를 처방해 드리고, 가습기를 켜고 주무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계절의 변화라고 하는 대자연의 큰 뜻을 작은 한 명의 피부과 의사인 제가 거스를 수는 없더라고요. 우리 인간은 자연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날씨 좋으니까 운동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무 더울 때는 못 하셨던 러닝, 테니스, 사이클, 등산, 골프까지, 지금이야말로 야외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날씨입니다. 제 진료실에는 큰 통창이 있어서 탄천이 바로 보이는데요. 한 달 전에 비해 달리기하시는 분들이 두 배는 늘었습니다. 행복하게 달리고 있는 분들을 보면 진료 중 대리 힐링이 됩니다. 그런데 운동에 재미를 붙여 계속 하시다 보면 누구나 '볼살이 너무 빠져서 고민이다' 라고 하십니다.
볼패임은 40대 이후에만 생기는 변화가 아닙니다. 20대나 30대에도 러닝, 다이어트 등으로 단기간에 체중이 많이 빠지거나 크게 아프고 난 뒤에 볼살이 빠질 수 있습니다. 한 번 볼살이 빠지고 나면 좀처럼 이전 얼굴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도가 심하면 아파 보이거나 나이 들어 보여서, 사회 생활을 하시는 분들께는 꽤 신경 쓰이는 문제라고 하십니다.
“볼에 필러를 넣으면 된다고 하던데, 괜찮을까요?”
“볼은 꺼지고 턱살은 후덕해진 것 같아요. 땅콩형 얼굴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도 치료가 되나요?”
세 분의 고민이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약간씩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볼이 꺼져 보인다는 결과는 같아도, 볼꺼짐이 생긴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릅니다. 줄어든 볼륨이냐, 혹은 이동한 볼륨이냐 따라 피부과에서 어떤 식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볼패임은 무엇이 줄어든 상태일까요
볼에는 피부만 있지 않고 그 안에 층층이 여러 구조들이 있습니다. 사실상 피부는 아주 얇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피부 표면에서부터 순서대로 표피와 진피가 있고, 그 아래에 지방층이 있으며, 그 밑에 좀 더 큰 덩어리인 심부 지방층이 놓여 있습니다. 이 지방층들은 하나로 이어진 덩어리가 아니라 콜라겐 격벽에 의해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고, 칸과 칸 사이를 인대가 잡아 줍니다. 그 아래에 근육층, 그리고 뼈입니다.
나이가 들면, 혹은 갑자기 살이 빠지면, 지방 칸 하나하나의 부피가 줄고, 칸들을 지지해 주던 인대도 느슨해집니다. 그러면 볼의 볼륨이 작아지고 중력 방량으로 아래로 처집니다. 그러면서 볼은 꺼지고 턱선 쪽에는 오히려 처진 지방층이 몰립니다. 위쪽은 비고 아래쪽은 무거워지는 이 변화가 거울에서 '볼이 패였다'로 보이는 것입니다.

볼패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볼의 부피 자체가 줄어든 경우 : 볼꺼짐
운동이나 다이어트로 체중이 빠진 뒤, 또는 크게 아프고 난 뒤에 나타나는 볼꺼짐 형태입니다. 원래 마른 체형인 분들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무리 드셔도 볼에는 지방이 잘 붙지 않는데 빠질 때는 볼부터 빠지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경우 얼굴이 해골형으로 보이고, 나이와 무관하게 젊은 분들께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볼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생긴 경우 : 볼처짐
노화롸 인해 전체적으로 콜라겐 층의 양과 품질이 떨어지면서 지방층이 아래로 스르륵 처져 버린 경우입니다. 볼살이 턱선 쪽으로 내려가니 광대 밑이 비어 보입니다. 40대 이후에 많습니다. 이때는 꺼진 곳 아래쪽에 살이 몰려서, 볼은 꺼졌는데 턱선은 무거워 보이는 소위 '땅콩형', '표주박형' 얼굴이 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리프팅 시술 뒤에 볼패임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울쎄라, 슈링크와 같이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깊은 층에 열을 주는 리프팅 장비의 경우, 근막층과 지방층 내 격벽이 너무 강하게 수축하면 볼 지방이 강하게 올라붙어 볼살이 적으셨던 분은 볼이 패이는 증상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울쎄라 후 볼패임, 안전하게 되돌리는 방법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나의 볼살 실종, 볼처짐인지 볼꺼짐인지 먼저 봅시다
전체적으로 살이 빠지면서 생기는 '볼꺼짐'인지, 볼살이 처지면서 위치 변화가 일어나 생긴 '볼처짐'인지, 자가 진단을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거울 앞에서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피부과에 오시기 전에 대략의 방향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 확인 방법 | 볼륨이 줄어든 쪽에 가깝다면 | 처짐이 함께 있는 쪽에 가깝다면 |
|---|---|---|
| 옆볼을 귀 쪽으로 살짝 들어올린다 | 들어올려도 꺼진 부분은 그대로 보인다 | 들어올리면 꺼짐이 확연히 옅어지고 턱선도 정리되어 보인다 |
| 볼을 손끝으로 집어 본다 | 집히는 살이 거의 없고 얇게 느껴진다 | 아래쪽 볼과 턱선 근처에서 제법 두툼하게 집힌다 |
| 누워서 거울을 본다 | 누워도 꺼진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 누우면 볼이 제자리로 올라오면서 훨씬 나아 보인다 |
| 턱선을 함께 본다 | 턱선은 가늘고 깔끔하다 | 볼은 꺼졌는데 턱선 부근은 오히려 무거워졌다 |
실제로는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 때 정면과 45도, 그리고 웃으실 때의 얼굴을 함께 보고, 손으로 볼을 들어올려 보면서 어느 쪽 비중이 큰지 환자분과 같이 확인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시술부터 정하면, 시술은 잘 되어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볼꺼짐 : 콜라겐 볼륨부스터로 채웁니다
스킨부스터는 '약물을 피부 안으로 고르게 주입해서 피부의 회복을 돕고 피부층을 건강하게 만드는 시술'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얼굴의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성분을 넣어 볼륨을 보강하는 제품을 '볼륨부스터' 라고 합니다. 광대뼈 아래위와 입가처럼 전체적으로 볼륨이 줄어든 부위에 콜라겐을 만들어 채워 주면, 얼굴 윤곽이 부드러운 달걀형에 가까워집니다.

볼륨부스터는 필러처럼 맞은 날 바로 차 오르지 않습니다. 내 몸이 콜라겐을 만드는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보통 6개월에 걸쳐 서서히 변하고, 그래서 주변에서 내가 시술받은 것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대신 한 번에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회에 나눠 맞으면서 점차 콜라겐을 쌓아 나가는 치료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성분 별 차이는 울트라콜, 안전한 이유 글을 참고해 주십시오.
볼처짐이 동반된 볼패임 : 실 리프팅으로 당깁니다
볼패임의 시작이 볼 지방이 무겁게 처지는 것에서 기인했다면, 꺼진 곳만 채웠을 때 어떻게 될까요? 패인 부분은 채워지겠지만, 이번에는 그 아래 내려앉은 볼과 입가 처짐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얼굴 전체가 무거워 보이고, 불독 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채울수록 무거워지니 만족스럽지 않고, 그래서 또 채우게 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볼륨을 더하기보다 내려온 조직을 원래 위치로 당겨 주는 치료가 맞습니다. 의료용 실을 귀 쪽에서 시작해 처진 볼의 진피층과 지방층을 함께 지나가도록 넣고, 위·바깥쪽으로 당겨 올리는 '실 리프팅' 치료입니다. 볼살이 올라가면 광대 밑의 빈 곳이 자연스럽게 채워지고, 아래쪽에 몰려 있던 무게도 함께 정리됩니다. 볼륨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볼륨실을 추가로 쓰기도 합니다.

심부볼 제거 수술 : 지방을 아예 빼내서 해결하려는 선택은 신중해야 합니다
볼이 무거워 보인다고 심부볼 지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 당장은 갸름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 처짐과 옆볼패임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번 제거한 지방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심부볼 제거 부작용과 대안 시술 '실리프팅'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실 리프팅의 종류와 시술 과정은 실리프팅 안내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볼패임에 필러를 먼저 권하지 않는 이유
예전에는 볼패임을 지방이식이나 필러로 치료했었습니다. 지금도 볼에 필러를 맞고 싶다고 말씀하시며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런 경우 필러 시술에 따른 여러 가지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드리고, 다른 방법을 함께 검토하자고 말씀드립니다. 왜 그런지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필러는 '지금 현재의 무표정한 얼굴'에 맞춰 채우는 재료입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맞는 순간 부피가 생깁니다.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그 부피는 내 조직이 아니라 주입한 물질의 부피입니다. 볼은 웃고 말할 때마다 움직이는 부위라서, 정지된 상태에 맞춰 채운 양이 표정을 지을 때는 과해 보이는 일이 생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위치와 모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볼처럼 넓고 움직임이 있는 부위에 넣은 필러는 시간이 지나며 아래로 이동하거나 한쪽에 몰릴 수 있습니다. 광대 아래를 채웠는데 몇 달 뒤 얼굴이 밋밋하게 넓어 보인다고 오시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 볼에는 굵은 혈관이 지나가기 때문에, 드물지만 혈관과 관련된 합병증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시술해야 합니다.
볼륨부스터 치료 과정 중에는 어색한 단계가 없습니다
콜라겐 볼륨부스터는 재료의 부피로 꺼진 부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 피부가 콜라겐을 만들도록 신호를 주고 그 결과로 볼륨이 생기게 하는 방식입니다. 만들어지는 것이 내 조직이라 표정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 만큼 회차마다 상태를 보며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되돌리기 어려운 부담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볼륨부스터, 그래도 완벽한 치료는 아닙니다.
볼륨부스터도 붓기, 멍, 통증, 붉은기, 만져지는 멍울이 생길 수 있고, 드물게 염증이나 결절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필러가 나쁜 재료라는 뜻도 아닙니다. 부위와 목적에 따라 필러가 더 나은 선택일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볼패임이라는 고민에 한해서, 기본 선택을 부스터와 실 리프팅 쪽에 두고 상의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볼륨만 줄어든 분, 처짐만 있는 분보다 두 가지가 함께 있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이때 처짐을 그대로 두고 볼륨만 더하면 얼굴이 무거워 보이고, 볼살이 얼마 없는데 실로 당기기만 하면 인상이 날카로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 리프팅으로 위치를 먼저 정리한 뒤, 남아 있는 볼꺼짐을 볼륨부스터로 채우는 순서로 계획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볼을 들어올렸을 때 꺼짐이 옅어지는지 — 옅어진다면 실 리프팅을 먼저 고려합니다.
- 집히는 살이 거의 없는지 — 얇다면 당기기 전에 볼륨부스터로 두께를 먼저 만듭니다.
- 체중 변화가 최근에 있었는지 — 체중이 다시 오르내릴 예정이라면 시기를 조절해 말씀드립니다.
- 이전에 받은 시술이 있는지 — 필러나 리프팅 이력이 있으면 넣을 층과 양이 달라집니다.
시술 전에 이 점도 함께 확인합니다
실 리프팅은 붓기, 멍, 당기는 느낌, 일시적인 패임이나 한동안 실이 만져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고 드물게 감염이나 비대칭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울트라콜 같은 볼륨부스터 시술, 리투오 같은 주사 시술도 붓기, 멍, 통증, 붉은기, 염증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회복 기간은 개인차가 커서, 중요한 일정이 가깝다면 시술 시기를 뒤로 미루시는 편이 낫습니다.
임신이나 수유 중이시거나, 출혈 경향이 있거나, 복용하시는 약이 있거나, 얼굴에 염증성 피부질환이 있는 상태라면 진료 때 꼭 말씀해 주십시오. 시술 종류를 고르는 일보다 그런 것들이 훨씬 중요합니다.
볼패임은 채우는 문제이기 전에 구분하는 문제입니다
볼패임 치료는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볼꺼짐인지 볼처짐인지를 먼저 구분하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다음 선택은 오히려 단순해집니다. 저는 그 구분을 환자분과 함께 해 나가는 진료 보는 시간이 시술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볼패임 때문에 거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이셨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피부과 전문의를 주치의로 두고 상의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볼패임과 볼꺼짐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는 볼패임과 볼꺼짐 페이지에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